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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수소경제> 수소경제 주목되는 기술·제품 63. 신성씨앤티의 ‘PEM 수전해용 PTL’

관리자 2024.04.15 16:33 조회 264 추천 2

수소경제 주목되는 기술·제품 63. 신성씨앤티의 ‘PEM 수전해용 PTL’

신성씨앤티, 2021년부터 수전해 사업 ‘주목’
티타늄 파우더 적용한 ‘더블레이어 PTL’ 개발
“수전해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양산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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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씨앤티의 오홍균 차장이 PEM 수전해 양극에 들어가는 PTL(확산층)을 양손에 들어 보인다.

월간수소경제 = 성재경 기자 |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는 삼각주 모양의 ‘수원델타플렉스’가 있다. 

신성씨앤티(Shinsung C&T)는 이곳 산업단지에 둥지를 튼 전자기기용 소재·부품 업체다. 

삼성전자 무선·디스플레이 사업부의 1차 협력사로 베트남 박장과 타이응우옌, 인도 그레이터 노이다 등 3곳에서 글로벌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OLED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기능성 필름이나 테이프, 복합시트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이번에 도쿄에서 열린 전시회(H2&FC EXPO)가 수소업계 첫 데뷔 무대라 할 수 있죠.”

양종성 글로벌영업본부장의 말마따나 도쿄 전시회에서 처음 봤다. 

신성씨앤티는 PEM(양이온교환막) 수전해의 셀 구성요소 중 하나인 PTL(Prous Transport Layer)을 출품했다. 우리말로는 ‘다공성 수송층’이나 ‘확산층’ 정도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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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L은 MEA의 양극에 붙어서 들어가는 확산층으로 산소 발생에 관여한다. 수전해 시 산소가 많이 나와야 음극의 수소생산량도 그만큼 늘어난다.


PEM 수전해 양극에 들어가는 ‘다공성 수송층’

연료전지 회사들이 PEM 수전해 시장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도요타만 해도 올해부터 치요다화공건설과 함께 PEM 수전해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중국의 연료전지 회사들도 대면적화를 앞세워 PEM 시장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 값비싼 연료비,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개발 지연 등의 이유로 수소전기차 보급이 정체되자 

수전해 시장으로 눈을 돌린 점도 분명히 있지만, 그리드 관점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생산을 기반으로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를 늘려가야 한다는 고민을 완성차 업계에서 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신성씨앤티가 수전해 사업에 처음 주목한 시점은 2021년이다. 

기술 자료, 시장 조사를 통해 업계 정보를 파악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2022년 초부터 샘플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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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M 수전해를 통한 수소생산 원리를 보여주는 에너지 키트.

이 업무를 주도한 오홍균 차장이 당시 상황을 떠올린다.

“PTL 소재로 티타늄 금속파우더를 써요. 찾아보니 이 파우더를 잘 아는 업체가 있고, 또 어떤 업체는 코팅 쪽 기술이 뛰어나더군요. 

분야별로 잘하는 업체가 하나씩 이상은 다 있는데, PTL 제작 공정 전반을 다룬 곳은 없었죠. 

수전해 시장이 뜨는 만큼 PTL을 타깃으로 잡으면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성씨앤티는 2011년도에 그라파이트(흑연)를 수입해서 정밀가공한 후 TV나 모바일 쪽으로 공급하는 일을 잠깐 한 적이 있다. 

바로 이 그라파이트 방열시트 제작에 소결 기술이 필요하다. 

소재만 다를 뿐 제작 공정이 PTL과 유사했고, 수전해 사업의 전망을 보고 연구개발에 나섰다.

“티타늄 파우더만 해도 종류가 아주 많아요. 순수 티타늄 외에도 다양한 합금이 있죠. 

우선 파우더 테스트부터 시작했어요. 비율을 정해서 믹싱 방법을 고민하는 쪽으로 테스트를 진행했죠. 말 그대로 ‘테스트의 연속’이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코팅, 소결 작업을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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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티타늄 외에도 다양한 합금 파우더가 있다.

PEM 수전해는 수소이온(H+)이 이동하는 양이온교환막을 전해질로 써서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이다. 

양극(anode)에 들어 있는 귀금속 촉매인 산화이리듐(IrO2)에 물이 산화하면서 산소를 발생시킨다. 

이때 생성된 수소이온이 막을 통해 음극(cathode)으로 이동해 백금(Pt) 촉매에 의해 환원되면서 수소가 발생한다.

“PTL은 애노드, 즉 산화전극 쪽에 들어가요. 높은 전압의 산성 환경에서 운전이 되기 때문에 전기 전도도가 좋으면서 화학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티타늄 계열의 소재를 사용하죠.”

PTL과 산화전극이 닿은 계면에서 물이 분해되면서 산소가 발생하는데, 수소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 산소를 빠르게 배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공의 크기나 분포, 두께, 표면 특성 등 확산층의 구조를 최적화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파우더의 양, 소결 온도로 기공의 크기 같은 걸 조절할 수 있어요. 

테스트 과정에 파우더 함량이나 소결 조건 등을 기록해서 데이터로 정리를 하게 되죠. 

202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케이스별 소결 조건, 기공률, 표면조도(roughness, 거칠기) 등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일에 매달렸다고 할 수 있어요.”

지금껏 만든 샘플 종류만 350여 개에 이른다. 가장 성능이 좋게 나온 샘플을 레퍼런스로 잡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게 된다. 

향수를 만드는 조향사나 미슐랭 2스타 요리사가 레시피를 정교하게 잡아가는 과정을 닮아 있다.

두 종류의 ‘더블레이어 PTL’ 개발

오홍균 차장은 지난해만 해도 기업연구소 소속이었다. 예상보다 빠른 2023년 상반기에 좋은 결과물이 나왔고, 회사의 지원을 받아 하반기에는 파일럿 설비를 구축했다. 

이것이 균일한 두께의 상업용 PTL 샘플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신성씨앤티는 PTL 제품의 사업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는 올해 시행된 조직개편에 그대로 드러난다. 

오홍균 차장은 현재 연구소가 아닌 글로벌영업본부 내 3실 소속이다. 

선행연구를 마치고 영업으로 넘어왔다는 건 상용화를 앞당겨 사업화에 나서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반영한다. 

“올해부터는 원종호 소장님이 이끄는 연구소와 협업해서 개발영업에 나서고 있죠. 

이번 도쿄 전시회에서 대면적 PTL을 요청하는 바이어를 많이 만났어요. 

그러자면 지금 있는 파일럿 설비로는 어렵고, 큰 규모의 생산라인을 새로 구축해야 합니다.”

양종성 본부장은 사업화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수전해 시장의 파이가 커진 만큼 투자를 크게 해서 대응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시장이 크게 열리는 시점을 보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갈 생각이다.

신성씨앤티는 이번 전시회에 세 종류의 PTL을 출품했다. 

하나는 싱글레이어, 두 개는 더블레이어 제품이다. 기술에 대한 설명은 오홍균 차장이 맡았다. 

“단일 파우더(Powder, 분말)를 분산해서 만든 싱글레이어가 타입1, 기공의 크기가 다른 두 종류의 파우더를 적층해서 만든 게 타입2입니다. 

타입3도 더블레이어인데, 파우더가 아닌 파이버(Fiber, 섬유)에 파우더를 분산해서 올린 점이 다르죠. 더블레이어로 넘어가려면 사전에 싱글레이어 기술을 마스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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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타입의 PTL 생산 방식.(이미지=신성씨앤티)

싱글레이어나 더블레이어나 두께는 160㎛(마이크로미터) 정도로 비슷하다. 

1㎛는 100만분의 1m에 해당한다. 전자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는 0.001mm의 정교한 세계를 다루는 셈이다. 

싱글레이어를 대표하는 회사로 미국 코네티컷주 파밍턴의 모트(Mott) 사가 있다. 

얇은 티타늄 시트는 부식을 막고 전도성을 높이기 위해 백금과 같은 다양한 촉매를 코팅하는 후반 작업을 거치게 된다. 

파이버에 파우더를 올리는 기술을 보유한 선도기업으로는 벨기에의 베카르트(Bekaert) 사가 있다. 

큐렌토(Currento)라는 브랜드로 PEM뿐 아니라 AEM(음이온교환막) 전해조용 PTL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베카르트는 지난 2월 도시바와 PEM 전해조용 MEA 기술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도시바는 수전해용 MEA 전극에 필요한 이리듐 사용량을 90%나 줄일 수 있는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베카르트의 파이버 기반 PTL을 적용해 전해조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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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홍균 차장이 드라이오븐에서 건조된 PTL을 꺼내고 있다.

“물이 있는 애노드 쪽은 산성도가 높고 압이 세기 때문에 금속형 티타늄 베이스의 PTL을 쓰게 되죠. 

수소가 만들어지는 캐소드 쪽은 수소연료전지에 들어가는 GDL(Gas Diffusion Layer, 기체확산층)을 그대로 쓴다고 보면 됩니다. 

부품 단가로 봐도 PTL이 훨씬 높죠. 통상 PTL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표면에 백금 코팅을 요구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더 높아요.”

신성씨앤티는 백금 코팅과 관련해 포항공대와 자체 개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수전해용 PTL 반응 안정성 실시간 분석’에 관한 산학협동 연구는 오는 5월에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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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식 게이지로 PTL의 두께를 측정 중이다.

“모트 사만 해도 기공 크기가 다른 파우더를 적층한 더블레이어를 개발하고 있어요. 

연료전지에 쓰는 GDL만 해도 발수를 위해 MPL(Microporous Layer)을 한 층 더 코팅하거든요. 

GDL 같은 퍼포먼스를 내려면 더블레이어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개발 초기부터 하고 있었죠. 지금까지 나온 테스트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더블레이어 방식은 MEA 전극과 접촉 면적을 넓혀 기공의 활용도를 높이게 된다. 물이나 기체가 빠져나가는 길이 많아져 성능을 20% 정도 더 높일 수 있다고 한다. 

“파우더에 파우더를 올리는 것보다는 파이버에 파우더를 올리는 쪽이 기공률을 제어하기가 더 쉬워요. 

생산단가도 더 떨어뜨릴 수 있고요. 세 가지 타입을 다 해봐야 그 장단점을 알 수가 있죠.”

차세대 AEM 수전해용 PTL에도 관심

신성씨앤티는 수전해용 PTL과 더불어 연료전지용 가스켓(Gasket)도 개발하고 있다. 가스켓은 스택 내 금속분리판에 체결되어 기체의 누설을 막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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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수소연료전지용 셀 가스켓.

양종성 본부장은 “모바일 장비나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방수·방열·절연 기능 등을 갖춘 필름 가공기술, 이를 위한 접착제 기술을 보유한 덕에 가능한 사업”이라고 한다.

“EPDM(에틸렌·프로필렌 합성고무)과 서브가스켓을 동시에 대체할 수 있는 가스켓을 개발하고 있어요. 

처음엔 검은색으로 갔는데, 색이 어두워서 셀 조립 시 불편하다는 고객사 요청으로 투명한 흰색으로 바꿨습니다. 

현재 업체를 대상으로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어요. 차량, 드론 등 모빌리티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죠.”

신성씨앤티는 그동안 초정밀 가공기술, 첨단소재 개발기술에 대한 강점을 수소 아이템과 접목하기 위해 고민해왔다. 그 결과물이 PEM 수전해용 PTL, 연료전지용 가스켓이다.

수전해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소로 전환하는 P2G(Power to Gas) 사업의 핵심 기술이다. 

오랜 연구로 안정성을 확보한 알칼라인 수전해가 상업용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운전 전류밀도가 낮고 알칼리 전해액을 계속 보충해줘야 하는 문제가 단점으로 지적된다. 

알칼라인과 반대로 강한 산성 환경에서 운전이 되는 PEM 수전해는 내산성이 뛰어난 백금, 이리듐, 루테늄 같은 고가의 귀금속 촉매를 쓰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알칼라인 스택에 들어가는 PTL 제작도 공정 자체만 놓고 보면 PEM과 동일합니다. 지금 기술로도 소재만 바꿔서 대응할 수 있죠.

다만 알칼라인은 부가가치가 낮고 중국에 경쟁업체가 많기 때문에 매력이 떨어져요. 현재로서는 PEM 사업에 집중하면서 차세대 수전해 기술인 AEM 쪽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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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성 신성씨앤티 글로벌영업본부장은 "수전해 핵심 기술인 PTL을 국산화해서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AEM 수전해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다. 

폴리머 소재와 탄소계 분리막 기술을 보유한 캐나다의 아이노머 이노베이션스(Ionomr Innovations)만 해도 

작년 12월에 2,000만 달러(약 268억 원) 규모의 시리즈 A-4 투자를 완료했다. 

일본의 아사히카세이를 비롯해 쉘벤처스, 셰브론테크놀로지벤처스, 삼성벤처투자 같은 곳이 이름을 올렸다. 

베카르트만 해도 500만 달러(약 67억 원)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국내 기업들도 PEM이나 AEM 수전해에 관심이 많아요. 

국내, 해외 시장을 함께 보면서 케파(capacity, 생산물량)를 늘려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수전해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을 국산화해서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기술 전문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도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성씨앤티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도쿄 H2&FC EXPO 참가를 결정했다. PEM 수전해의 경우 2027년을 본격적인 양산 확대 시점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소재·부품 단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주목하는 것은, 하나의 밸류체인이 완성되려면 소부장 업체들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장비나 디스플레이 부문의 협력업체로 성장한 신성씨앤티가 수전해 사업에 뛰어든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PEM 수전해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이 도전적인 움직임을 본격화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그 신호가 소기의 성과로 돌아오려면 지금 이 순간 빠르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출처] https://www.h2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2310